크로우즈 제로 (クロ-ズ zero, 2007)
감독 : 미이케 다카시
출연 : 오구리 슌, 아마다 타카유키, 아베 쿄스케
까마귀 학교라 불리는 스즈란 고교. 난다긴다하는 싸움꾼, 불량학생들만 모이는 이곳에 아버지가 야쿠자 보스인 타키야 겐지가 전학을 온다. 겐지는 아버지도 이루지 못했던 스즈란 고교 제패를 실현함으로써 아버지를 뛰어넘으려 한다. 그러나 역사상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스즈란 제패의 꿈은 타키야 켄지만이 꾸는 게 아니다. 스즈란의 괴물로 불리는 3학년생, 스즈란의 최강자 세리자와 타마오도 스즈란 고교 제패를 노린다. 세리자와 타마오 군단, 켄지의 GPS 두 패거리의 격돌은 단순한 패싸움이 아니라 서로의 꿈과 꿈이 맞부딪치는 대결이 된다.
<크로우즈 제로>는 별볼일 없는 학교 깡패들이 죽도록 싸우는 영화다. 그 이상은 없다. 학교의 짱이 된다는 것, 학교에서 최고의 깡패가 된다는 게 사실은 얼마나 허망하고 시시한 것인지 감독이 모를 리가 없고, 이는 영화에서도 드러난다(3류 아쿠자 가타키리 켄을 만난 형사는 스즈란 고교에서 날리던 놈도 평범한 월급쟁이로 살아간다, 스즈란 고교 출신 중에서 아직도 양아치짓을 하는 놈은 너밖에 없다며 그를 모욕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꿈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꿈으로 향하는 길이 얼마나 험난하느냐 하는 것. 마지막 장면에서 린다만이 말하는 것처럼 스즈란 고교를 제패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소년들은 그 불가능한 꿈을 향해 까마귀처럼 힘껏 날아오른다. <크로우즈 제로>는 본질적으로 스포츠물이나 다름 없다. 운동선수들이 운동을 통해 이루려는 것을 이 학교 건달들은 싸움을 통해 이루는 것 뿐.
이 영화에서 미이케 다카시 감독 영화 특유의 상상력이나 재치를 찾아보긴 힘들지만, 그래도 <크로우즈 제로>는 활기차고 재미있는 영화다. 간간이 나오는 유머도 여전히 살아 있었고.
그 외의 사항에 대해서 말하면, 아이자와 루카 같은 여성 캐릭터는 장식물에 불과하던데(여성주의자들은 틀림없이 싫어할 것이다)... 이 영화가 남자 영화라 그 부분이 용납이 된다. 게다가 아이자와 루카는 노래를 너무 못 하더라! 영화에 나오는 락그룹은 진짜 멋졌는데 말이지.
미이케 다카시 감독 영화의 단골 배우인 엔도 켄이치가 가타키리의 보스로 나와서 반가웠다.
세리자와 타마오와 타키야 켄지 둘 중에서 나는 세리자와 타마오를 응원했다. 이 남자가 전차남이었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크로우즈 제로>도 개봉했는데,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는 언제 극장에서 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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