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잡담'에 해당되는 글 31건

  1. 2008/03/31 존 휴스턴 회고전에서 본 영화들 이야기 by Wolverine
  2. 2008/03/24 시네마테크 부산의 월드시네마 V 관람기 by Wolverine (2)
  3. 2008/01/23 글로리아 GV by Wolverine (2)
  4. 2008/01/20 디 워의 러시아 흥행 성적 by Wolverine (2)
  5. 2008/01/13 악질경찰 - 관객과의 대화 by Wolverine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존 휴스턴. 1미터 88의 키에 20승이 넘는 전적을 가진 훌륭한 권투 선수이자 모험가인 사나이 중의 사나이. 5번의 결혼을 한 남자. 도박과 사냥에 미치기도 했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남는 시간에 영화를 찍었다는, 그래서 프랑스 평론가들에게는 외면당했다는 사람. 잭 니콜슨조차 상대가 되지 않았다고 하는 재능있는 배우. 스튜디오에서 원하는 영화를 찍었을 때는 흥행하고, 자신이 간절히 만들고 싶은 영화를 찍었을 때는 망했다는 감독.
 
아주 간단하게 리뷰를 끄적거린 <시에라 마드레의 보물> 이외에도 며칠 동안 <키 라르고>, <미스터 앨리슨>, <팻 시티>, <이구아나의 밤>, <죽은 자들>을 보았다. 일요일 <죽은 자들> 상영 후 김영진 평론가와 김성욱의 프로그래머의 대담을 보았는데, 대담에서 나온 얘기에 따르면 존 휴스턴 감독의 영화에서는 감독의 고유한 색을 찾기 힘들고, 특히 명장면이라고 부를만한 것을 찾기 힘들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평론가들은 존 휴스턴 영화의 특징 같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내가 본 영화들만 가지고 이야기하자면 그 안에서 보이는 게 몇 가지 있었다.

<키 라르고>의 제임스 템플(라이오넬 배리모어)은 아들을 전쟁에서 잃고, 미망인이 된 며느리 노라(로렌 바콜)와 함께 키 라르고 섬에서 라르고 호텔을 운영한다. 그는 키 라르고 인근의 인디언들과 가깝게 지내는데, 노라가 프랭크(험프리 보가트)에게 말한 바에 따르면 그 인디언들에게는 제임스 템플이 미국이나 마찬가지다. 한편 키 라르고 호텔에 묵게 된 자니 로코(에드워드 G. 로빈슨)는 미국에서 추방된 전설적인 갱스터로, 그에 따르면 미국의 권력, 권력자들은 모두 그를 비롯한 어둠의 세계이다. 두 개의 미국이 한 호텔방에 갇히고, 밖에서는 압도적인 허리케인이 몰아친다.

말하자면 그런 것들이었다. 다른 종족과 문화를 영화에 끌어들이고 그것을 예의바르게 관찰하고 주시하는 탐험가로서의 시선. <미스터 앨리슨>에서 해병 앨리슨(로버트 미첨)은 날생선을 못 먹는 안젤라 수녀(데보라 카)를 위해 일본군 막사에 숨어들어 음식을 훔치는데, 일본군의 눈을 피해 막사의 구석에 숨은 그는 일본군 병사들끼리 다정하게 바둑을 두고, 즐거이 정종을 나눠 마시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게 된다. 앨리슨은 일본군을 적으로 간주하지만, 그 장면은 적을 보는 시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시에라 마드레의 보물>과 <키 라르고>는 인디언들의 생활을 관찰하는 듯 바라보며, <이구아나의 밤>에서도 섀넌 목사(리차드 버튼)가 버스를 세우고 인디언들의 빨래터를 바라보는 장면이 있었다. 그것은 여행자의 시선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었다. 타문화에 대한 관용적이고 호의적인, 들러리로 취급하지 않는 따뜻한 시선. 이런 요소는 모험가였던 존 휴스턴의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하나의 표지로 보이고, 좀 더 근본적인 것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키 라르고>와 <미스터 앨리슨>, <시에라 마드레의 보물>에서 인간들은 압도적인 자연력(<키 라르고>의 허리케인이나 <시에라 마드레의 보물>의 혹독하고 척박한 환경), 혹은 불가항력적인 외부의 힘(<미스터 앨리슨>의 일본군)에 부딪친다. 그 자연력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흔들어버리기도 하는데, 그 힘과 마주친 인간들은 한 공간으로 들어가고, 같은 공간 안에 머무르게 된 그들은 극도로 이질적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닮아 있기도 하다. 서로 이질적일 때는 <키 라르고>나 <시에라 마드레의 보물>처럼 충돌을 일으키고,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동일하다는 걸 발견할 때는 <미스터 앨리슨>처럼 융화한다. 미국이라는 나라, 미국 사람들의 두 얼굴.
내가 본 범주 내에서 <키 라르고>와 <미스터 앨리슨>, <시에라 마드레의 보물>을 한 묶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면, <죽은 자들>과 <팻 시티>, <이구아나의 밤>은 한 가지로 이야기할 수 없는, 서로 다른 영화들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들에는 쇠락과 죽음이 드러나 있었고, 특히 죽음을 의식하고 있었다.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을 영화화한 <죽은 자들>은 묘지 위에 눈이 내리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산소마스크를 쓰고, 촬영장에 의사가 대기하는 상태에서 엄숙하게 찍은 영화.

1. <키 라르고>에 나오는 어느 장면. 자니 로코 때문에 몹시 화가 난 로라가 그에게로 바싹 다가선다. 따귀를 때릴 듯한 포스로 전광석화같이, 그의 가슴을 두 손으로 토닥토닥 두들기는데 웃겨 죽는 줄 알았다.

2. 일전에 구로자와 기요시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 인생 막장에 몰린 권투선수 두 명이 나오는 영화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지금까지 그 영화가 <팻 시티>인 줄 알았다. 그런데 <팻 시티>를 보니 구로자와 기요시의 설명과 줄거리가 달랐다. 젊은 권투선수 한 명이 시합하다가 죽고, 그 선수를 돌보던 권투선수 출신 코치가 컴백해서 자기 선수를 죽인 상대 선수와 시합을 하는데 사실은 둘 다 모두 조금만 충격을 받으면 죽게 될 몸이고 경기가 시작하면서 끝난다는 영화는 과연 어떤 작품인가?

3. <차이나타운>에서 노아 크로스 역으로 나왔다는 사람이 존 휴스턴이라는 건 생각 못했다. 대담 도중에 <할리우드 영화사>라는 책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책 1장이 <차이나타운>에 출연한 존 휴스턴 이야기란다. 찾아서 읽고 싶다.

4. 이마무라 쇼헤이에 대한 이야기가 대담 도중에 나왔다. 이마무라 쇼헤이가 죽기 얼마 전에 인터뷰를 했는데, 인터뷰 도중에 졸기도 하고, 방금 한 말도 잊어버릴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노인이 갑자기 어느 순간에 눈을 번쩍 뜨면서 나는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일본 사회를 인정해본 적이 없다고 일장 연설을 하더란다. 그리고 다시 정신줄을 놓으시더라는. 훌륭한 영화감독 혹은 예술가가 가질 수 있는 결기.

5. <이구아나의 밤>을 보니 박찬욱이나 오승욱 같은 감독들이 이야기하던 불균질함이란 게 뭔지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불안정한 영혼을 가진 성공회 목사(리차드 버튼)의 자기파멸적인 이야기로 시작하더니 육덕진 미성년자가 목사를 유혹하고 그 주변에 여자들이 나타나는 로맨틱 코미디로 이어지고, 다시 철학적인 성찰로 마무리되는 영화. 흐음....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Wolverine

시네마테크 부산에 들른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여름에 들렀을 때와 내부 시설이 약간 달라졌다. 보다가 잠들어버린 그런 영화들을 빼면 이번에 관람한 영화는 8편이었다. 8편 중에서 프리츠 랑의 <빅 히트>를 빼면 모두 처음 보는 영화들이었고.

욕망 (Blowup, 1966)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저개발의 기억 (Memories of Underdevelopment, 1968) 토마스 쿠니예레스 알레아
우든 클로그 (The Tree of Wooden Clogs, 1978) 에르마노 올미
과거로부터 (Out of the Past, 1947) 자크 투르뇌르
슬픔은 그대 가슴에 (Imitation of Life, 1959) 더글라스 서크
밀라노의 기적 (Miracle in Millan, 1951) 비토리오 데 시카
빅 히트 (The Big Heat, 1953) 프리츠 랑
가스등 (Gaslight, 1944) 조지 쿠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욕망>이나 <우든 클로그>는 처음엔 볼 생각이 없었는데, 보고 놀랐다. <욕망>은 살인 사건을 이런 식으로 다루는 영화가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주인공인 사진작가 토마스(데이비드 헤밍스)는 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확대(Blowup)한 뒤 그곳에 시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직접 공원으로 찾아가서 시체를 발견하지만 돌아왔을 때 시체는 이미 사라져 버린 뒤였다. 너무나 평범하고 흔한 경험과 심상치 않은 사건의 조합! 그리고 토마스의 카메라에 그대로 드러나는 갈망과 허기. <우든 클로그>는 처음엔 180분이 넘는 긴 상영시간이 부담스러웠는데, 정말 보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것이다. 19세기 말 이탈리아 농부들의 일상 생활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이 영화는 그 당시 농부들의 노동을 정밀하게 묘사한 기록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우든 클로그> 같이 노동하는 장면을 길고 자세하게 그린 영화를 보지 못했다. 조용한 전개, 예측하지 못한 슬픈 결말, 19세기 농촌의 매혹적인 풍경. 이 영화에는 농부가 돼지를 도살하는 장면이라든가, 거위의 목을 싹둑 자르는 장면이 그대로 나오는데, 그러면서도 영화는 전혀 선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면 <저개발의 기억> 같은 영화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전체적인 감상은 '저 남자 불쌍하다' 정도. 주인공인 세르지오(세르지오 코리에리)는 주변의 부르주아들과는 달리 혁명의 정당함도 알고 양심도 있으나 혁명 이후의 쿠바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득세하는 쿠바에서 그는 작가가 되지도 못할 것이고, 그대로 소모되고 마모될 것이다. 자크 투르뇌르 감독의 <과거로부터>는 '과거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줄인 영화처럼 보였다. 로버트 미첨과 커크 더글라스가 나오는 영화이니만큼 재미가 없을 수 없다. 굳이 부자지간이라고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커크 더글라스와 마이클 더글라스는 닮았는데, 나는 선역을 할 때나 악역을 할 때나 항상 능글맞고 눈빛도 날카로우며 왠지 벼랑 끝에 몰린 것 같은 커크 더글라스가 지쳐 보이는 마이클 더글라스보다 훨씬 더 좋다.

<슬픔은 그대 가슴에> 같은 영화는 굉장히 많이 기대를 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약간 아쉬웠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영화였고, 라나 터너도 좋았다. 보면서 놀란 것 하나. 로라 메레디스(라나 터너)의 딸인 수지(테리 버냄)가 로라에게 묻는다. 예수는 흑인이에요, 아니면 백인이에요? 애니(주아니타 몬로)의 딸인 흑백 혼혈아로 백인이 되기를 열망하는 사라 제인(캐린 디커)은 예수는 틀림없이 백인이었을 거라고 답한다. 말콤 X가 교도소 시절에 한 질문을 이미 다른 사람들도 하고 있었다.

<밀라노의 기적>은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네오 리얼리즘 영화 운운했기 때문에 그런 영화일줄만 알고 봤다가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다. 재미있으면서도 여러 모로 생각해봐야할 영화였다. 세상과 인간을 무한히 긍정하는 토토는 고아원을 나와서 빈민가로 흘러 들어가는데, 땅주인 및 경찰들과 대립하다가 천국에 있는 그의 양어머니로부터 소원을 들어주는 거위를 받는다. 리얼리즘이 극에 이르면 동화를 닮는다? 혹은 동화로 탈주한 리얼리즘? 추운 겨울 천막을 치고 추위를 피하던 빈민들이, 햇살이 나자 거기로 일제히 몰려드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여기도 흑백 인종 간의 관계를 은유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여기서는 로맨스로 치장이 되어 있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빅 히트>야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영화이지만 무엇보다도 이번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는 가스등. 보고 나오길 잘 했다. 폴라(잉그리드 버그만)의 남편 그레고리(샤를 보와이에)는 부정적인 암시를 불어넣으며 그녀를 정신적으로 학대하고 미친 사람으로 몰아가는데, 그 과정이 무섭다. 이 영화의 백미는 마지막 부분. 길게 얘기할 순 없지만 정말 최고였다.

경상도 남자들이 무뚝뚝하다는 얘기야 처음 들어본 게 아니지만 적어도 시네마테크 부산 직원들은 다들 친절하고 싹싹한 사람들이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거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Wolverine

글로리아 GV

영화 잡담 2008/01/23 15:27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로리아>는 존 카사베츠 감독이 정말 싫어하는 영화였고, 반대로 존 카사베츠 감독의 아내이자 영화의 주연이었던 지나 롤랜즈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였다고 합니다(지나 롤랜즈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존 카사베츠 감독은 <글로리아>가 너무 상업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존 카사베츠 감독은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더티 더즌>,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악마의 씨> 같은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였는데, (최동훈 감독의 말에 따르면) 그 당시 감독들은 모두 성질이 더러웠고 존 카사베츠 감독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존 카사베츠에게는 친구도 별로 없었다고 하고요(이쯤에서 감독님이 그걸 어떻게 아시느냐는 반응이). 그는 마틴 리트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고 난 뒤 영화를 홍보하는 자리에서 영화 홍보는 제쳐놓고 내가 감독하면 이런 것보다 더 잘 만들 수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다가 스튜디오로부터 노여움을 사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만든 영화에 출연할 수 없게 되었고, 자신의 말을 지키기 위해 감독이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로버트 알드리치 같은 삐딱한 감독들은 신경쓰지 않고 그를 배우로 기용했습니다.

존 카사베츠의 전작들인 <페이스>, <영향 아래의 여자>, <차이니즈 부키의 죽음>, <오프닝 나이트> 같은 영화들을 만들면서 존 카사베츠에게는 얼마간의 빚이 생겼고, 돈을 벌기 위해 그는 <글로리아>의 시나리오를 써서 팔았습니다. 당시 리키 슈로더가 출연한 영화가 인기를 모으고 있었는데, 그래서 영화사에서 아역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필요로 했던 것입니다. 존 카사베츠는 시나리오만 썼을 뿐 감독에는 원래 뜻이 없었는데, 그가 영화의 감독으로 결정된 뒤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최동훈 감독에 따르면,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좋은 소식 한 가지와 나쁜 소식 한 가지가 있다. 뭔데? 좋은 소식은 지나 롤랜즈가 <글로리아>의 주인공으로 발탁되었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네가 감독으로 정해졌다는 것이다. 원래 <글로리아>의 주인공 역으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물망에 올라 있었는데 그는 존 카사베츠 감독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최동훈 감독은 70년대 미국 감독들에게 끌린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 시절 감독들은 미치광이나 다름 없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감독에게 편집권이 없던 시절, 감독이 필름을 몰래 차에 싣고 외딴 집으로 도주해서 편집을 하다가 (광란의) 파티 같은 데서 하룻밤 놀다 오면 스튜디오에서 쳐들어와서 필름을 가져가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면 감독은 권총 들고 사장실로 들어가서 난리를 피우던 그 시절이 최동훈 감독은 그립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후 <글로리아>의 주연이었던 아역 배우는 이후 단 한편의 영화에도 출연하지 않았고, 나중에 그 사람을 누가 봤는데 소호에 있는 당구장에서 매니저를 하고 있더라, 이런 이야기에 이르러서는 도대체 감독님께서는 그런 할리우드 비사를 어디에서 들었느냐며 박장대소하는 분위기에 이르렀습니다.

김혜수 씨는 전문가-배우로서의 이야기보다는 관객으로서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크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타짜> 이야기가 나왔는데 거기서도 쟁쟁한 배우들이랑 일하는데 자기만 못하는 것 같아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런 지나치게 겸손하다 싶은 이야기를 늘어놓았고요. 다만 주인공 글로리아가 처음 등장할 때 안에 파자마를 입고 있다는 것이나 보스인 탄지니를 만나러 갈 때의 옷차림을 언급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확실히 옷차림이나 패션을 보는 눈은 관심 없는 사람이 배울 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나 롤랜즈는 <글로리아>에 출연하면서 여자 리 마빈이라는 말을 들었다는데, 그녀는 이 영화를 통해 많은 감독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왕가위의 <중경삼림>에서 임청하의 스타일은 지나 롤랜즈에게서 나온 거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지나 롤랜즈가 그렇듯 존 카사베츠 감독은 다른 감독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는데, 올리버 스톤 감독이 베트남에서 제대한 후 한참 어렵게 지내던 시절 존 카사베츠 감독을 찾아가서 내가 뭘 하면 될 것 같으냐고 물어봤을 때, 그는 네가 잘 모르는 건 하지 말고 잘 아는 걸 하라는 충고를 해 줬고, 올리버 스톤 감독은 아, 그렇지, 내가 가장 잘 아는 거라면 마약 이야기다, 그걸 깨닫고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의 시나리오를 썼다고 합니다.

이후에 아역 배우 이야기도 나왔는데, <글로리아> 당시 아역 오디션을 볼 때, 300명 정도 되는 아이들을 한 방에 몰아넣고 총소리를 들려줬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굳건하게 버티고 있던 아이를 뽑았다고 합니다. 물론 연기는 어색합니다(찾아보니 이 여섯 살 짜리 소년은 그해 래즈베리 어워드 후보에도 올랐더군요). 김혜수 씨가 <열한번째 엄마>에서 아역 배우와 같이 연기했던 경험을 들려줬는데, 다른 무엇보다도 완성된 영화의 질이 시나리오보다 하락했다는 데 대한 아쉬움이 있는 것 같았고, 상대역이었던 아역 배우가 요새 아역 배우들처럼 지나치게 영악하지 않아서 좋았다는 식으로 얘기하더군요. 이것과 관련되는 이야기가 존 카사베츠의 연기 지도 방식인데, 존 카사베츠 감독은 배우들에게 디렉션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배우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부여하는 방식이었으며 김혜수는 같이 영화를 만들어 본 최동훈 감독이나 김지운 감독도 이런 스타일이었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러나 막상 결과물을 보면 배우의 연기와 영화에 어울리는 이미지가 나오는 것이 놀라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최동훈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 혼자서 일일이 연기를 해본다고 합니다. 잘못 쓴 대사를 현장에서 배우들이 지적해주면 자신은 고친다고 하더군요. 최동훈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혜수 씨, 지금 대사 하는데 1분 걸렸는데 조금만 빨리 해 주세요. 40초 안에 끝내 주세요."

최동훈 감독은 존 카사베츠가 인디펜던트 감독인데 비해 자신은 디펜던트 감독이라고 농담을 던집니다. 결국은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흥행을 목적으로 만든 <글로리아>에서도 존 카사베츠 감독은 끝까지 글로리아와 필을 절대 부모-가족 관계로 묶지 않는 뚝심을 보여주고, 그게 자기 집에서, 가족과 친구들을 출연시켜서 영화를 찍어 온(그래서 글로리아 촬영 당시 계약 조건에는 너희 가족을 출연시키지 말라는 것도 있었다고 합니다) 감독에게 어울린다는 것이 GV를 지켜 본 저의 소감입니다.

- 최동훈 감독이 <타짜>를 만든 후에 감독과 프로듀서 등이 정산을 해 보니 제작비가 남았더라고 합니다. 흔치 않은 일인데. 최동훈 감독은 <타짜>의 제작비도 결코 많이 들어간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 최동훈 감독 이야기로 존 카사베츠 감독은 뛰어난 각본가였다고 하는데, 글로리아가 버스에 탔을 때 갱을 만나는 장면은 꼭 우연히 그렇게 된 것 같이 보이고 자신은 영화를 공부할 때 절대 그렇게 만들면 안 된다고 배웠지만, 다시 영화를 보면 우연히 그렇게 된 게 아니라고 하는데, 영화를 다시 본다면 그 장면을 유의해서 지켜봐야겠습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Wolverine

자세한 사항을 보시려면 러시아의 필름루(http://www.film.ru)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디 워 개봉 1주차인 12월 27일부터 12월 30일까지의 박스오피스 집계 결과인데, 제일 오른쪽에 있는 숫자가 누적 흥행수익인 것 같습니다. 8위에 베오울프가 링크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개봉한지 6주차가 되었습니다. 전에 있던 박스오피스 결과를 살펴보니 베오울프는 2위까지 올라갔던 것 같은데 누적 흥행 수익을 살펴보니 208,748,818이네요. 단위는 루블이 맞나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디 워 개봉 2주차 박스오피스인데, 순위가 전주 5위에서 3위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바로 앞에 있는 내셔널 트레저 2와 비교해 보면 흥행 수익 면에서 차이가 좀 많이 납니다. 베오울프는 여전히 8위, 황금나침반은 디 워보다 몇 주 전에 개봉해서 이미 박스오피스 10위권 아래로 밀려났습니다. 그러니 어떤 기자가 기사에 쓴 대로 디 워가 황금나침반과 베오울프를 이겼다는 건 넌센스입니다. 확인해 보시면 알겠지만 흥행 수익도 황금나침반이 디 워보다 4배는 많습니다(3주차 박스오피스 결과에 따르면 디 워의 흥행 수익은 2,105,172달러, 황금나침반의 흥행 수익은 8,032,408달러). 또,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주에는 새로 10위권에 진입한 영화가 단 한 편 뿐입니다. 러시아 극장가도 이때 비수기였던 것일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디 워 개봉 3주차, 새해 첫주의 박스오피스 결과인데 디 워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새로 개봉한 영화들이 대거 진입한 데 따른 결과로 보입니다. 흥행 수익으로 따져 보자면 이주에 박스오피스 4위 이상 랭크된 영화들의 흥행 수익은 디 워와 적어도 5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디 워가 러시아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눈속임에 불과합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서는 10위권 밖의 영화들까지 집계하고 있으니 그걸 한번 볼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디 워는 개봉 3주차에 13위를 차지했습니다. 베오울프가 12위입니다. 스크린당 수익은 643달러로 20위 안에 랭크되어 있는 영화 중에서 디 워보다 스크린당 수익이 낮은 영화는 없습니다. 10위에 올라와 있는 퀘스트 포 허트라는 영화가 864달러, 개봉한지 8주차로 20위에 랭크되어 있는 미스트가 856달러, 그 외 디 워보다 하위에 랭크되어 있는 스크린당 수익 천달러대의 몇몇 영화들이 그나마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성적입니다. 즉, 미국 개봉 당시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개봉에서도 디 워를 상영하는 극장의 객석은 텅텅 비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디 워의 러시아 흥행 성적은 250만 달러 미만으로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Wolverine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벨 페라라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 같은 행사에서 게스트의 질문을 '생까는' 일도 많고, 무작위로 관객들을 지목하여 영화를 어떻게 보았는지 묻는다고 합니다. 오승욱 감독이나 김성욱 프로그래머 모두 아벨 페라라 감독이 안 온 걸 상당히 아쉬워했어요. 오승욱 감독은 아벨 페라라 감독이 왔으면, 자신은 커튼 뒤에 숨어 있었을 거라고 말하기도 하고, 아벨 페라라가 왔으면 이거 물어볼 수 있었을 텐데, 아벨 페라라가 왔으면 이거 얘기할 수 있었을 텐데, 아벨 페라라 식으로 관객들한테 질문을 하는 게 어떨까? 오늘 대담은 아벨 페라라 씹는 걸로 시작하자고 하지 않았나? 그런 식으로 몇 마디 말이 나왔습니다. 오승욱 감독 말로는 아벨 페라라 감독이 알콜 중독도 있고, 약물 중독 같은 것도 있어서 못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는데(누군가 널부러진 아벨 페라라를 본 적이 있다는 목격담도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대로 됐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김성욱 감독이 아벨 페라라 감독의 비서가 전달한 메시지를 읽어 줬는데, 아벨 페라라는 바이러스성 질환에 걸려 있고, 의사로부터 비행기를 타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직접 편지를 쓸 수 없는 상태여서 비서가 대신 작성했고, 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어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벨 페라라 감독도 굉장히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는군요.

오승욱 감독이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1998년이었다고 합니다. 허진호 감독이 독일 갔을 때 오승욱 감독에게 이 비디오 테입을 가져다 주었는데, 우리나라에도 <악질경찰>이 출시되어있긴 하지만 많이 잘리고 주요한 부분에는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있습니다. 오승욱 감독은 김성욱 프로그래머에게 이 버전이 어떤 버전이냐고 물었는데, 비디오로 볼 때는 몇 장면이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 봤을 때는 좀 짧게 느껴졌다고 하네요. 특히 하비 케이틀이 마약을 하는 장면은 거의 리얼타임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이 좀 짧아진 것 같다고 얘기합니다. 혹은 짧게 느껴졌든지.

오승욱 감독은 <악질경찰>이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을 쫓는 자베르 형사를 주인공으로 하여 만든 영화로 보이기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하비 케이틀이 성당에서 예수를 대면하는 장면은, 굉장히 강력한 장면이지만 관객들 입장에서는 코미디로 보일 수도 있겠다고 하면서, 자신감 없이는 이렇게 연출하기 어렵다는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구원을 말하고 속죄를 말하는데 이렇게 예수를 확 소환해버리는 방법도 있구나, 앞으로 자신이 영화를 계속 만들게 된다면 이런 장면을 한번 연출해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두 사람은 계속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데, 이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속죄하는 하비 케이틀에게 동화되는 느낌을 준다, 특별한 줄거리 없이 지옥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하비 케이틀을 보여주는 거다,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배우들이 연기를 참 잘했다고 말합니다. 특히 칭찬한 것은 수녀 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였습니다. 이 영화는 악질 경찰이자 약쟁이인 하비 케이틀이 속죄하고 회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그런 장면에서의 느낌에 진정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오승욱 감독은 나중에 다른 이야기를 하던 도중, 자신은 진정성이라는 말을 대단히 싫어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 그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식으로 말했던 것 같습니다.

오승욱 감독은 이어서 이 영화가 어떤 장면에서는 좀 덜컥거리는 느낌을 주는데, 그 다음 장면에서 강력한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고 말합니다. 나중에 이 영화의 불균질함에 대한 말이 나오는데 그것과 연결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아벨 페라라의 <악질경찰>에는 굉장히 이질적인 요소들이 어우러져 있다고 오승욱 감독은 얘기하는데, 그런 것들이 영화의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오승욱 감독이 꼽은, 이 영화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는 장면은 하비 케이틀이 아버지 차를 면허도 없이 몰래 운전하던 여성들을 잡아서 그 앞에서 자위행위를 하는 장면과 하비 케이틀이 성당에서 예수를 만나는 장면입니다. 특히 자위 장면에는 거의 실제라고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럽고 생생한 배우의 반응과 하비 케이틀의 연기가 살아있습니다.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악질경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다양한 표정이 빚어내는 효과를 두고 이 영화를 '얼굴의 영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장 피에르 멜빌의 <레옹 모랭 신부>에는 '지옥에 빠진 인간이 가장 절실하게 구원을 바라는 법'이라는 대사가 나오는데(영화를 봤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오승욱 감독은 자신이 시나리오 작업에 참가했던 <역도산>의 역도산 같은 인물이 그런 인물이라며 마약에 중독되듯 인간이 자신이 휘두르는 폭력에 중독되고, 차츰 파멸해 가는 과정에서 인간의 어두운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난다고 이야기합니다. <악질경찰>에서 하비 케이틀이 맡은 형사도 그렇게 파멸해 가는 사람입니다. 오승욱 감독은, 자신은 그런 인물들에게 굉장히 매력을 느끼고, 또 남자의 로망 중 하나는 그렇게 완전히 파멸해버리는 것 아니냐며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이때 관객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뉴욕 메츠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시합에서 LA 다저스가 3대 0으로 앞서고 있던 시점에서 시작되어 메츠가 4대 3으로 역전 우승을 거두기까지 진행됩니다. 하비 케이틀은 갱들의 돈을 빌려 도박을 하지만 점점 배팅에 실패하면서 나락에 떨어지는데, 그걸 보면 이 영화는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주제곡을 부른 자니 에이스란 가수도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다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가 죽은 것이 1950년대의 일인데 그때는 이런 식으로 죽는 사람들이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의 이런 면을 뒷받침하는 것 중의 하나는 잘 만들어진 대사인데, 조합이 특히 좋다고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14살 때부터는 총알도 나를 피해갔다. 나는 은총을 받은 몸이다." 총알이라는 말이 나오다 갑자기 종교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은총이라는 말이 나올 때의 그 달라지는 느낌, 그리고 이런 대사도 있습니다. 마약중독자의 대사인데, "흡혈귀들은 참 좋겠어. 남의 피를 빨아먹으니까. 우린 우리 살점을 뜯어먹어야 해."

이 영화는 신을 부정할수록 신 앞으로 나아가는, 굉장히 종교적인 영화(물질적이면서도 정신적인 영화라는 표현도 나왔습니다)라고 두 사람은 이야기하며, 이들이 아벨 페라라와 <악질경찰>에 대해 느끼는 경외감도 느껴졌습니다.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개인적으로 어제 상영한 <R/X마스>가 <아메리칸 갱스터>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 이야기를 들은 오승욱 감독은 자신은 <퓨너럴>이 <대부>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고 받았습니다. 그러자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같이 내기를 하자고 말했고, 이때도 사람들이 많이 웃었습니다. 오승욱 감독은 또한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정밀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며, 그래서 더 많은 게 담기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스포일러가 되겠지만 말을 하자면, 마지막에 하비 케이틀이 차에서 총을 맞았을 때 처음에 지나가던 동양인 여성이 먼저 주위 사람들을 부르고, 백인들이 멀찌감치 떨어져 갈 길을 가는 동안 흑인들, 그리고 경찰들이 사건 현장에 모여들게 되는데 이 장면은 연출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오승욱 감독은 굉장히 궁금해 했습니다. 페라라가 왔으면 물어봤을 거라고.

관객들이 질문을 별로 안 했는데, 한 세 개 정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질문이라기보다는 감상이랄까, 그런 질문도 있고, 하비 케이틀이 마약 딜러의 집에서 3만 달러를 받아 돌아갈 때, 계단 장면에서 하비 케이틀이 몰려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연출이 언급된 질문도 있었고요. 또 어떤 관객은 이 영화는 아무래도 '믿는 자의 영화' 같다면서, 자신은 <악질경찰>을 좋아하지만 이 영화의 하비 케이틀을 보면 진짜 그러고 싶냐고 묻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얘기했습니다. 관객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이 영화에 동감하는 척 하는 것 밖에 없으니 죄책감을 느낀다고 하더군요. 오승욱 감독의 답변은 길었지만 이 영화는 관객을 정화시키는 영화라고 대답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Wolver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