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극'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07/23 대초원의 철새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by Wolverine (1)
  2. 2008/04/04 용서받지 못할 자 by Wolverine (2)
  3. 2007/09/30 오명의 목장 by Wolve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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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초원의 철새 (Rider with a Guitar, 大草原の 渡鳥, 1960)

감독 : 사이토 부이치
출연 : 고바야시 아키라, 시시도 조, 아사오카 루리코

다키는 기타 한 자루를 메고 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떠돌이다. 다키는 엄마를 찾는 소년을, 엄마와 만나게 해주려고 데려가던 길에 아이누 부락 사람들의 오해를 사게 된다. 악당 패거리로 잠시 오해를 받았던 것이다. <대초원의 철새>는 아이누 부락 사람들을 쫓아내고 그 자리에 공항을 지어 돈을 벌려는 유력자의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그리고 유력자의 첩으로 들어간 소년의 어머니를 소년과 재회시키기 위해 다키가 활약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대초원의 철새>의 다키는 그야말로 먼치킨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가 몇 명이든 관계 없이 싸우기만 하면 이긴다. 악당들이 음모를 꾸미거나 무슨 일이 생길 때는 항상 그가 나타난다. 그는 언제나 일이 생기는 곳에 있는 것 같다. 다키는 사기도박을 해도 이기고 심지어 돈이 필요하다니까 백만엔이나 되는 돈을 척 갖다바친다. 마음도 착해서 상대방의 말이 자기의 의견이랑 달라도 잘 들어준다. 이런 주인공을 감히 악당이 이길 수 있겠는가? 심지어 볼이 통통한 스즈키 세이준 영화의 킬러 시시도 조 마저도 그의 상대가 안 될 정도다. 이 영화의 시시도 조는 원래 정의로운 캐릭터로 처음에는 악당을 돕는 역할을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마음을 돌린다.
이 영화는 극히 낭만적인 일본식 서부극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소년을 남겨둔 채로 말을 타고 떠나는 다키의 모습은 <셰인>을 떠올리게 한다. <대초원의 철새>는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고 재미있는,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시시도 조가 나와서 더 좋았고. 영화를 보면서 엉뚱한 생각을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서부극이 만들어질 수 없었던 이유, 만들려면 기껏 만주로 무대를 옮겨서 만들어지게 된 이유는 우리나라가 다민족 국가가 아니었기 때문 아닐까? 아이누족이 나오는 이 영화를 보니까 자꾸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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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lve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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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할 자 (The Unforgiven, 1960)

감독 : 존 휴스턴
출연 : 버트 랭카스터, 오드리 헵번, 릴리언 기쉬


<용서받지 못할 자>는 맹목적인 등장인물들이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뜨끈뜨끈하고 잔인한 영화다. 줄거리 설명부터. 허리에 칼을 찬 이상한 노인이 그들 주변을 돌아다니면서부터 외딴 서부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재커리 가족에게 재앙이 닥친다. 과거에 아들을 잃어버린 일로 재커리 집안에 원한을 품은 켈시 노인은 재커리 가족의 수양딸인 레이첼이 인디언인 카이오와 부족 출신이라는 사실을 폭로하고(아버지 재커리가 인디언 학살 도중에 갓난아기인 그녀를 발견하여 데리고 왔다), 재커리 가족은 마을 백인들로부터 버림받는다. 강인하고 근면한 첫째 아들 벤과 레이첼은 마음 속으로 서로 좋아하지만 벤은 그 감정을 애써 누르고 있었는데, 켈시를 통해 레이첼의 소재를 알게 된 카이오와 인디언들이 찾아와 자기 부족 출신인 그녀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재커리 가족은 인디언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게 된다.
<용서받지 못할 자>는 다른 문화에 대해 관대하고 타자를 넉넉히 지켜볼 줄 아는 주인공들이 나오던 존 휴스턴의 몇몇 영화와는 정말 다르다. 이 영화에서 인디언들의 습속은 우스꽝스럽게 묘사된다. 백인들의 카이오와 인디언에 대한 적개심은 너무 크고, 그것은 재커리 가족도 마찬가지. 영화를 통해 보이는 여러 가지 정황상 인디언과 백인 사이에 평화로운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몇몇 인물들은 인디언들과 싸우겠다는 자들을 말리기도 하지만 그것도 사실은 전략적인 판단일 뿐. <용서받지 못할 자>의 서부는 겉으론 카우보이가 소를 몰고 다니는 목가적인 곳이지만 속으론 백인들과 인디언들 사이의 깊은 증오가 반드시 피를 보고야 마는, 그런 지옥이나 다름 없다. 이 영화의 결말은 사실은 너무나 참혹한데도 해피 엔딩으로 위장되어 있다. 피를 나눈 형제를 죽임으로써, 혹은 죽어가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봄으로써 이제껏 자신이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집단 안에 받아들여지게 되었다는 것. There will be blood. 재미있지만, 보고 나서 지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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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lverine

오명의 목장

영화 잡담 2007/09/3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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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리츠 랑이 감독하고 마를렌 디트리히가 나오는 <오명의 목장>(Rancho Notorious, 1952)을 봤다. 원래 서부극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다가 영화가 별로 맘에 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멋지다고 생각한 장면은 있었는데, 주인공 번 해스켈은 약혼녀를 강도에게 잃게 된다. 강도의 동료는 죽어가면서 '처클 랏'이라는 말을 남겼는데, 번 해스켈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 이발소에 들른 번 해스켈은 이발소 주인에게 처클 랏에 대해 물었다가 처클 랏의 비밀을 아는 악당과 싸우게 된다. 그때 악당이 총을 쏘는데, 총알이 천장 가까이 붙어 있는 거울을 맞춘다. 총알이 거울을 관통하는 동시에, 그 밑에 있는 주인공이 총성에 몸을 구르는 장면도 거울에 비치는 것이다. 보는 순간 건졌다고 생각했다.

2. 의사가 번 해스켈에게 약혼녀가 죽었다고 말한 다음 그녀의 얼굴과 상반신이 클로즈업되는데 가만히 보면 숨을 쉬느라 목이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3. <오명의 목장>은 컬러 영화인데, <오명의 목장>보다 1년 뒤에 만든 <빅 히트>는 흑백 영화다. 필름누아르가 흑백인 것은 기술보다는 스타일의 문제라는 것일까? 아니면 영화는 흑백으로 개봉하고 나중에 컬러로 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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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lver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