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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10 세계 대전 Z by Wolverine
  2. 2008/03/17 플래닛 테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by Wolverine (3)
  3. 2006/12/25 죽음의 숲 by Wolverine
  4. 2006/12/25 하우스 오브 데드 by Wolverine
  5. 2006/12/20 새벽의 저주 by Wolverine

세계 대전 Z

읽은 책들 2008/07/1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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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전 Z
맥스 브룩스 지음, 박산호 옮김
황금가지, 2008

<세계 대전 Z>는 '좀비 전쟁' 이후 작성된 '전투 후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는 좀비 전쟁을 겪은 세계 각국 사람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름만 보고서일 뿐 저자의 견해조차 나와 있지 않으며(그 점에 대한 견해는 서론에 정리되어 있다), 독자들은 좀비 대전의 전개 과정을 인터뷰를 통해 추측하고 재구성해야 한다. <세계 대전 Z>는 보고서라는 이름을 빌린 소설, 그것도 전통적인 양식이 아니라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는 소설이며 마지막 부분을 이제껏 인터뷰한 생존자들 중 일부의 발언으로 다시 정리한 것은 명백히 다큐멘터리를 떠올리게 한다.
결과는? 이 소설은 좀비들이 창궐하면서 일어나는 사회의 변화를 총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세계 대전 Z>는 지금까지의 좀비 관련 작품들이 생략하고 넘어갔던 부분들까지 그려낸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이다. 특별한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간 군상이 재앙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흥미롭기 그지없다(특히 좀비가 우글거리는 아파트에서 일본 오타쿠가 빠져나오는 장면은). 다만 한국 국정원 부원장과 인터뷰하는 부분은 북한 사회의 집단주의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아무래도 세계의 많은 나라를 다루다보니 각자 자신들에 대한 묘사가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게 소설의 재미를 깎아먹는 것은 아니고.
소설을 보면 좀비 재앙이 일어난 초기에 좀비에 물린 사람들 일부가 바다에 버려지는데, 이들은 몽땅 살아나서 밖으로 걸어나온다. 그렇게 살아난 좀비들은 물속에 있다가 들어오는 희생자를 찾기도 한다. 그러나 좀비 전설에 따르면 좀비들은 부두교 사제가 주술로 지배하는 시체로, 소금을 먹으면 사제의 지배에서 벗어나 제정신을 차린다. 다시 죽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좀비는 소금기 가득한 바다에서 움직일 수가 없다. 하긴, 이제 대중문화 안의 좀비는 더 이상 부두교의 좀비가 아니다. 좀비 이야기에서 부두교적인 요소는 거의 완벽히 제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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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 테러 (Planet Terror, 2007)

감독 : 로베르토 로드리게스
출연 : 로즈 맥고완, 프레디 로드리게스, 조쉬 브롤린, 말리 셸튼, 브루스 윌리스, 마이클 빈


<플래닛 테러>는 영화의 쾌감이 뭔지 아는 사람이 만든 작품이라고나 할까? 들인 돈으로 보아서는 절대 B무비라고 할 수 없는 이 영화는 노골적인 B무비 스타일과 B무비스러운 아이디어를 과시하는데, 그런 감각은 체리와 엘 레이의 정사장면을 도중에 끊어먹고 미싱 릴로 처리하는 부분에서 절정에 달한다. 불타는 필름은 불타는 벽난로만큼이나 뜨겁다.
<플래닛 테러>는 미국 변두리 작은 마을에서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다른 사람을 잡아먹게 되고, 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싸운다는 이야기를 기둥 줄거리로 삼고 있다. 설정을 보면 군에서 만든 화학무기에 감염된 인간이 좀비가 된다는 것, 좀비에게 물리면 역시 좀비가 된다는 것 등으로 장르를 비튼 흔적은 잘 보이지 않는다(군대와 좀비를 연결시키는 발상은 <바탈리언>이나 <리빙 데드 3> 같은 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좀비에 물리면 좀비가 된다는 설정은 거의 모든 좀비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플래닛 테러>는 생각해보면 놀랄 만큼 단순하고 전형적인데, 다만 곳곳에 숨은 아이디어와 유머, 잔인함, 황당한 연출이 지루하게 여길 틈을 주지 않는다. 물론 잔인하고 황당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플래닛 테러>도 우베 볼의 <하우스 오브 데드> 같은 조잡한 작품과 마찬가지겠지만.
이 영화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음험한 남편을 버리고 애인과 같이 도망가려는 의사 다코타(말리 셸튼)와 그녀를 응징하려는 남편 블록(<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그 조쉬 브롤린!)의 이야기인데, 다코타와 그녀의 아버지인 얼 맥그로우 보안관(마이클 파크스)은 타란티노 감독이 만든 <데쓰프루프>에도 잠깐 나왔다. 특히 이 얼 맥그로우 보안관은 <킬 빌>에도 등장하는데, <플래닛 테러>에서는 <데쓰프루프>처럼 단지 사건을 추리하는 것뿐 아니라 직접 싸우는 처지가 된다. 그런데 <플래닛 테러>에서 미국이란 나라는 (아마도 좀비들 때문에) 망해 버렸으니, 얼 맥그로우 보안관이라는 캐릭터가 앞으로 타란티노 / 로드리게스 감독의 영화에 다시 나타날 수 있을까? 마치 <플래닛 테러>는 타란티노 / 로드리게스 감독이, 이제껏 자신들이 그려왔던 세계를 스스로 멸망시킨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그들이 앞으로 어떤 세계를 만들어 나갈지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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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티노 감독이 만든 <데쓰프루프>와 <플래닛 테러>는 서로 다른 줄거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살짝 연결되어 있다. 얼 맥그로우 보안관 부녀의 존재뿐만 아니라 <데쓰프루프>에서 사망했던 정글 줄리아의 추모 방송이 라디오에서 나온다든지 하는 것 등에서 그런 것들을 찾을 수 있다. 타란티노가 군인 역으로 출연한다는 것, <데쓰프루프>의 주인공인 조이 벨이 좀비 역으로 나온다는 것 등, <플래닛 테러>는 타란티노와 로드리게스의 영화를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플래닛 테러>는 워낙 흥미로운 요소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반드시 두 감독의 팬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를 재미있게 즐기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주인공인 체리와 엘 레이 커플은 도전적이고 강하며, 아름답기까지 한 보기 드문 커플이다. 세상에 맞선 두 사람이라니! 뭔가 엄청난 인물이었음이 분명한 엘 레이의 과거는 미싱 릴에 담겨 있어서 관객들은 그저 추리할 수밖에 없을 뿐인데, 특히 병원에서 보여주는 엘 레이의 액션이 정말 멋지고, 헬리콥터를 탈취하기 위해 체리가 군인들을 공격하는 장면도 황당하지만 엄청난 에너지를 보여준다. 두 장면은 모두 관객들에게 강렬한 쾌감을 전해준다. 엘 레이 역을 맡은 프레디 로드리게스가 보여주는 허스키한 저음 발성은 얼마나 멋있는지! 감독이 일부러 추구한 B무비 스타일은 거친 화면과 편집, 색이 변하는 필름 등에서 여실히 드러나며, 앞서 말했듯 옛날 영화처럼 미싱 릴을 가장하여 한 부분을 건너뛰는 발상 같은 것은 가히 최고라 부르고 싶어질 정도다. 또한, <플래닛 테러>는 관객이 가장 긴장할만한 지점에서 뜻밖의 유머를 선보이고 있기도 한데, J.T.(제프 파헤이)가 소시지를 들고 쓰러져 있는 장면, 이가 부러진 다코타가 놀라서 거울을 보는 장면, 엘 레이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장면 등은 보고 웃지 않을 도리가 없다. <플래닛 테러>는 비록 잔인한 것을 싫어하는 관객들의 구미에는 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오락영화로서는 최상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유희정신은 심지어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추신

너는 총을 가지면 안 된다고 엘 레이를 윽박지르는 보안관의 모습을 보니, 아는 형이 자주 하던 농담이 생각났다. "내가 오른손을 쓰지 못하도록 인공위성에서 감시한다." 그 형은 농담이었지만, 엘 레이는 사실이었다는 것이 다를 뿐이었다. 자신이 빈 라덴을 사살했다는 이야기를 아주 진지하게 늘어놓고 있는 브루스 윌리스를 보니, 로드리게스와 타란티노는 황당한 농담을 아주 태연히 하는 재주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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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숲

영화 리뷰 2006/12/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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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네 번째 이야기 - 죽음의 숲 (Dark Forest, 2006)

감독 : 김정민
출연 : 이종혁, 소이현, 김영준, 최성민, 이예원, 박충선


어느 날 갑자기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인 <죽음의 숲>은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버수스>와 마찬가지로 숲을 무대로 합니다. 그러나 <버수스>가 확실한 논리와 액션을 갖고 있는 반면 <죽음의 숲>에는 그게 없습니다. <버수스>에서 숲에서 죽는 사람들이 좀비가 되는 까닭은 그 숲이 다른 세계와 연결된 통로이기 때문이지만... <죽음의 숲>에서 사람들이 좀비가 되는 까닭은 뭘까요? 극중 승헌이 산이 산불로 영혼을 잃은 거다, 그런 소리를 하지만 그 산불은 사냥꾼 아저씨가 이 숲에서 좀비가 된 식구들을 처치하고 지른 것이니... 승헌의 말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

줄거리를 보면 등산을 떠난 다섯 명이 입산 금지 구역에 들어왔다가 하나 둘씩 좀비가 되어 갑니다. 여자 주인공인 정아는 언니가 유명한 무속인이었는데 동생의 죽음을 막는다며 교통사고를 내고 죽었습니다(전형적인 국어책 읽기식의 대사). 그러면서 주인공이 죽은 언니의 능력을 물려받은 건데... 쓸모가 많습니다. 정아는 가까운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싸이코메트리도 할 줄 압니다. 주위에서는 언니가 죽은 뒤에 신기가 들렸다 하고... 정아는 이 그룹의 리더인 우진과 서로 사귀는 사이인데, 승헌은 우진의 동생으로 어렸을 때 우진이 어린 시절 그를 산에 두고온 뒤 사이가 멀어졌습니다(보면 승헌도 약간 신기가 들려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정아를 좋아하는 것 같고요. 나머지 멤버인 준후와 세은은 날라리입니다. 우진과 정아를 빼면 나머지 세 사람은 등산을 온 건지 뭐하러 온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여튼 준후가 먼저 다쳐서 좀비가 되면서 나머지도 하나 둘씩.

이 영화에 나오는 좀비는 인간성도 약간 남아 있는데(살아 있을 때의 버릇을 간직하고 있으며 수틀리면 욕도 합니다) 살인은 굉장히 즐기지만 식인은 하지 않습니다. 감독은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한국형' 좀비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이 영화에서 창조한 좀비는 좀비의 중요한 본성이라고 할 수 있는 집단성, 식인 본능이 없는 단순한 살인마입니다. 이게 계산 착오였다는 영화 속에서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사냥꾼은 처음에 산으로 들어왔을 때 삽인지, 몽둥이인지로 좀비가 된 아내와 딸 둘을 때려잡았습니다(물론 그때는 좀비들이 한꺼번에 돌아다녔지만). 좀비가 된 승헌은 정아 하나도 제대로 죽이지 못합니다. 집단이 아니라면 좀비라는 괴물은 그렇게 강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좀비들은 숫자도 얼마 안 되는 것들이 사람을 죽일 때 한없이 뜸을 들여서 영화를 지루하게 만듭니다. 좀비가 된 사냥꾼이 우진과 싸울 때도 총을 이리 들이댔다, 저리 들이댔다, 입 안에 넣었다, 빼서 뒤로 물러났다... 준후도 세은을 죽이지 않고 끌고 다니다가... <새벽의 저주>는 좀비들을 훨씬 빠르고 강하게 만들었으며 그 시도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죽음의 숲>에는 좀비를 더 무섭게 할만한 플러스가 없습니다.
좀비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고어 장면은 여건상 찍기 힘들었을텐데, 그것을 대체하는 장면은 명백한 강간의 은유인 불쾌한 살인 장면 뿐입니다. 제대로 된 좀비 영화를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 영화를 통해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는데, 다른 영화 같았으면 백 번은 처치하고 남았을 좀비 넷을 처리하느라 영화 러닝타임이 다 지나갑니다. 좀비들을 대충 처리하고 나면 자기 희생과 신파조의 결말, 그리고 반전이 있는데, 이건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습니다. 감독의 한국형 좀비 영화라는 비
전이 실현된 것은 이 신파적인 결말 밖에는 없다는 것이 문제겠지만...

리디아의 크로이소스 왕은 신탁을 통해 '왕이 강대한 왕국을 멸망시킬 것이다' 라는 말을 듣고 페르시아와의 전쟁을 시작했는데 그 강대한 왕국이란 뜻밖에도 자신의 나라였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정아는 미래를 보았지만 그걸 어떻게 바꿔야 할지,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는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꿈보다 해몽이 중요하겠죠. 좋지 않은 연기에다가 한없이 늘어지는 별로 재미있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1. 사냥꾼이 우진에게 한 대 맞고 침을 뱉은 다음에 피를 흘렸다고 난리치는 장면이 압권이었습니다.
2. 승헌 좀비는 강시 노릇도 합니다.
3. 이 영화에서 숲의 범위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요? 숲과 그 일대?
4. 마지막 장면에서 숲으로 들어간 살인마들이 뒷정리를 해 주리라 믿습니다.
5. 무당 집안의 그 능력이란 건 핏줄과는 아무 상관 없었군요.
6. 그 자기 희생도 사실은 나약함에서 나온 것 아닌지.

- 2006.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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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데드 (House of the Dead, 2003)

감독 : 우베 볼
출연 : 조나단 체리, 오나 그라우어, 클린트 하워드, 타이런 리스토, 엘리 코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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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게임

IMDB 평점 2.0(오늘까지 7859명 투표)으로 평점 최하위 영화 100편 가운데 18위에 당당히 랭크되어 있는 하우스 오브 데드를 봤다. 사방에서 하도 욕을 하길래 얼마나 형편없는 영화인지 꼭 한 번 확인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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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영화사 우베 볼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게임팬들의 악몽인 우베 볼 감독

스페인어로 엘 무에르테(죽음)라 불리는 불길한 섬에서 젊은이들이 테크노 파티를 여는데, 그렉, 사이먼, 신시아, 알리샤, 카르마 등 다섯 명은 섬에 뒤늦게 도착합니다. 도착하고 보니 파티 장소는 난장판이고 아무도 없는데, 살아 남아서 숨어있던 루디(영화 주인공이자 알리샤의 전 남자친구) 등으로부터 좀비가 나타났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이들과 치어리더 리버티, 이들을 섬으로 데려다 준 커크 선장, 커크 선장을 쫓아 온 여경 캐스퍼 등이 힘을 합쳐 좀비와 싸우게 됩니다.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만큼 영화가 허접한지라... 우선 분장이 눈에 띨만큼 엉망이에요. 좀비들 중에 그냥 산 사람처럼 보이는게 어찌나 많은지. 나중에 터널에서 좀비들이랑 싸우는 장면 있는데 거기 나오는 좀비들은 모여라 꿈동산에 나올 만한 털북숭이 인형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욕먹는 이유 중의 8할을 차지할만한 액션 연출. 꺅꺅 비명 지르면서 도망다니던 대딩들이 갑자기 전사로 돌변하는데 좀비를 상대로 용감하게 앞차기 옆차기 뒤돌려차기, 칼로 찍고 총으로 갈기고 일당 백으로 싸웁니다. 그러면서 중간마다 일일이 한 명씩 게임 화면처럼 360도 회전.(스페셜 피쳐 보니까 회전반 위에 올려놓고 돌리면서 고속 촬영했다던데) 좀비가 도끼로 내려치는데 키아누 리브스처럼 슬로 모션으로 허리 굽혀서 피하고, 무서워서 도망다니다가 좀비 잡으러 칼 들고 물 속으로 뛰어들지 않나. 나중에 좀비가 도끼 던지는데 슬로모션으로 훌쩍 점프해서 피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88년도 영화도 아닐 텐데.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삽입되는, 영화와 전혀 맞지 않는 원작 게임 화면. 누구 말로는 주위 사람들이 죽도록 뜯어말렸다는데. 한 번이라도 하우스 오브 더 데드 게임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래는 총알 재장전할 때 나오는 Reload! Reload! 하는 효과음도 넣으려고 했다는 군요. 그거 넣었더라면 정말 못봐줬겠지만... 몇 번 못해봤지만 게임 분위기랑도 정말 많이 틀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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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참아주기 힘들었던 건 하우스 오브 더 데드를 영화화했다는 작품의 설정 및 줄거리가 루치오 풀치의 <좀비(1979)>와 거의 흡사하다는 것. 섬에서 사건이 일어난다는 설정이나 전개, 결말까지. 하긴 루치오 풀치의 좀비도 설정이 독창적인 작품은 아니었지만 이 영화에는 루치오 풀치의 좀비가 가진 더러운 느낌과 생생함, 엉뚱함은 없습니다.(루치오 풀치의 좀비에는 상어와 좀비가 물 속에서 격투를 벌이는 장면도 나옵니다. 죠스 대 좀비라) 뭐 여기까지 해 두죠.

- 2006.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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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저주

영화 리뷰 2006/12/20 23:15
새벽의 저주 ((Dawn Of The Dead, 2004)

감독 : 잭 스나이더
출연 : 사라 폴리, 빙 레임즈, 제이크 웨버, 타이 버렐, 메키 파이퍼


요새 스티븐 킹의 Salem's Lot을 읽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된 것을 찾지 못해서 원어를 갖고 씨름하고 있지만 그럴 만한 보람이 있습니다. 언제쯤 좋은 번역본이 나온다면 그걸 읽는 맛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흡혈귀와 좀비는 전염되는 괴물입니다. 흡혈귀-좀비의 희생자들은 곧 또다른 괴물로 변신합니다. 그러나 Salem's Lot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흡혈귀의 내습은 은밀하고 끈질기며, Salem's Lot이라는 작은 마을을 점령하는 것 조차 순식간에 이뤄지지는 않습니다. 반면 좀비의 공격은 좀 스케일이 큰 편입니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보니 세계는 온통 좀비 투성이에다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는 아수라장, 지옥이 지상에 재현된 것 같은 광경이 펼쳐집니다. 흡혈귀와 좀비의 차이는 만성 질환과 급성 질환의 차이 같다고나 할까요. 그러나 공통점은 있습니다. 온 세계가 이들에게 점령당하고, 정상적인 인간들은 숨을 곳을 잃어버리는 것, 그것이 이들 감염-괴물들이 등장하는 영화의 궁극적인 공포가 아닐런지.

<새벽의 저주>는 그런 의미에서 좀비판 신세계 교향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들을 밀어낸 좀비들의 새로운 세상. 라는 제목이 <새벽의 저주>로 바뀐 것은 그래서 좋지 않습니다. 죽은자들의 새벽이라... 새마을 운동 주제가라도 들려올 것 같지만, 반면 <새벽의 저주>라는 제목은 영화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멋대로 번역해서 붙인 제목이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네요.

보고 느낀 바를 말하자면 이 영화는 킬링 타임 용으로서 그럭저럭 몫을 합니다. 영화 오프닝 씬과 라스트 씬 및 몇몇 훌륭한 고어장면, 특히 절정부의 전기톱 장면 등은 멋지죠. 그리고 유머. 건너편 건물에 고립된 남자와 체스 시합을 하는 장면이나 건물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좀비 사격 놀이 등은 관객들에게 충분한 웃음을 줍니다. 그러나, 분명히 중반 출산장면까지는 호러 영화였던 <새벽의 저주>는 갑자기 액션 영화로 변신하게 되는데, 어쩌면 아이디어가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영화 자체도 새로운 것이 별로 없는데, 중반에 나오는 아기좀비는 <데드 얼라이브>에서 따온 거겠죠? 라스트 씬도 상당히 영리하게 다뤄서 티가 잘 안나지만, 루치오 풀치의 <좀비>나 <데몬스> 등의 변주인 것 같고. <28일후>를 아직 못봐서 초반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을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원작의 풍자와 은유를 하나도 담아내지 않고 있는데, 제 생각엔 조지 로메로도 이런 영화에 만족했을 것 같진 않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좀비들이 나타나고, 사람들은 쇼핑센터로 도망가는데 무슨 까닭인지 모르게 좀비들은 쇼핑센터로 꾸역꾸역 몰려듭니다. 하지만 여기서 쇼핑센터라는 공간은 아무런 의미를 담지 않은, 그냥 넓고, 방도 많고, 먹을 거 충분한 그런 장소일 뿐입니다. 가만 보니 설명은 일체 없고 거기에 내던져진 사람들만 죽어라 싸우고 있네요. 인간 주인공들의 언해피엔딩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요? 뭘 알아야 어떻게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닌가요...

영화를 보고 나와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만히 더듬어 보니 이 영화의 좀비들은 <터미네이터 2>의 T-1000만큼이나 잘 뜁니다. 그러고 보니 영화 오프닝에서 차를 타고 도망가는 사라 폴리를 남편이 쫓아가는 장면도 터미네이터 2를 생각나게 하네요. 진짜 액션좀비 아닙니까... 그렇지만 좀비는 그렇게 빠른 물건이 아닙니다. 좀비의 무서움은 빠름이 아니라, 꾸역꾸역 몰려오는 인해전술로 사람들의 기를 꺾는데 있죠. <새벽의 저주> 포스터 보고 무섭다고 하시는 분들 계신데, 포스터만 무섭지 <새벽의 저주>도 좀비도 그렇게 두려워할 게 아닙니다. 만약 좀비가 나타나면 소금을 뿌리세요. 좀비 퇴치에는 소금이 좋다고 합니다.
- 2004. 5. 7
Posted by Wolver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