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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뱀

영화 리뷰 2006/12/23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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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뱀 (六月の蛇, 2002)

감독 : 츠카모토 신야
출연 : 구로자와 아스카, 코타리 유지, 츠카모토 신야


처음 얼마 동안 펼쳐지던 <6월의 뱀>의 줄거리는 에로 영화의 그것이었다. '남편과 문제가 있는 정숙한 아내'라는 설정부터가 그러했으니. 얼마 동안 그저 그렇게 흘러가던 영화가 폭발하기 시작한 것은 중반부, 린코를 스토킹하던 이구치 미치오가 나도 몰랐던 사진이 병원에 있으니 찾으러 가라는 말을 하고 난 다음부터.

스토커의 욕망은 원래 아무 것도 낳을 수 없는 황폐한 것이다. 그러나 린코와 마찬가지로 암에 걸린 이구치 미치오는 린코의 사진을 찍음으로써 남은 생을 지탱할 힘을 얻어 가고(나아가 린코의 남편을 대신하기를 꿈꾸기까지 한다.) 남편에게 실망한 린코도 자신의 욕망을 분출하기 시작한다. 빗 속에서 이구치 미치오는 린코의 완전한 나신을 카메라에 담고, 그것을 시게히코가 보게 되면서 완전한 삼각형이 만들어진다. 이 영화에서 가장 관능적이며 폭발적인 순간이었다.

쉼없이 내리는 비, 하수구로 구불구불 흘러들어가는 빗줄기, 이구치 미치오의 몸에서 나오는 이상한 기계, 린코의 이어폰, 하수구를 연상시키는 카메라 렌즈, 모든 이미지가 여인의 몸을 감아 들어가는 뱀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므로, 마지막에서 시게히코가 총을 쏘아 핸드폰을 망가뜨리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뱀을 죽임으로써 두 사람은 낙원을 회복하고 사랑을 나눈다.

<팜므 파탈>이 예지몽과 데자뷔라는 주제를 물의 이미지로 형상화한 것처럼, <6월의 뱀>은 몸을 적시고 하수구로 흘러들어가는 빗줄기의 이미지로 뱀을 그려낸다. <팜므 파탈>과 마찬가지로 <6월의 뱀> 역시 지루하다가도 깜짝 깜짝 놀라게 한다. 몰래 숨어있다가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놀라운 상징과 이미지로써.

- 2004. 12. 11

Posted by Wolver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