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물적 증거의 형태
1) 가연성 액체와 액체 용기
(1) 가연성 액체의 특징
가. 낮은 곳이나 구석진 곳으로 흐르며 고일 수 있다.
나. 바닥재의 특성에 따라 광범위하게 퍼지거나 흡수될 수 있다.
다. 인화가 되면서 끓거나 주변으로 방울이 튀며 특유의 연소패턴이 생성된다.
라. 다른 가연물을 침식시키거나 변형시키는 등 용매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마. 탄화형태는 대부분 액체가 쏟아진 형태로 불규칙하지만 연소된 구역과 미연소된 구역 간에 경계선이 나타난다.
* 포어 패턴(pour pattern)과 스플래쉬 패턴(splash pattern)의 구분
: 포어 패턴은 인화성 액체 가연물이 바닥에 쏟아진 부분과 쏟아지지 않은 부분의 탄화경계 흔적을 말하며, 스플래시 패턴은 액체 가연물의 액면이 끓으면서 주변으로 튄 액체가 국부적으로 점처럼 연소된 흔적이다. 포어 패턴이 가연성 액체의 연소경계 흔적이라면, 스플래쉬 패턴은 포어 패턴의 미연소부분으로 2차적으로 생성된 흔적이다.
(2) 가연성 액체 용기
가. 플라스틱 용기, 페트병, 유리병, 금속 용기 등이 있으나, 방화의 경우 휴대가 간편한 소형 플라스틱 용기를 많이 사용한다.
나. 현장에서 가연성 액체를 촉진제로 사용한 경우 액체 용기가 현장에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방화자가 방화를 한 경우 화염 속으로 던지는 경우도 있으나 방화 후 안전하게 도주하려는 마음이 앞서 발화지점 또는 그 주변에 버리기 때문에 주변을 살펴보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다. 가연성 액체는 낮은 곳으로 흘러들어 가 고일 수 있으며, 섬유류 또는 연소된 다른 물체와 혼합되어 현장에 남는 경우도 있고, 소화활동 중 소방관들에 의해 유증이 감지되는 경우도 있어 유류채취기를 이용하면 수집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3) 가연성 액체의 증거수집
유류성분이 남아 있는 곳에서 채취를 할 때는 주변에 남아 있던 바닥재나 플라스틱 등에 스며들거나 오염된 경우가 많다. 이때 오염된 다른 잔류물도 함께 수거하도록 한다. 이는 가연성 액체가 주변 가연물로부터 추출된 것이 아니라는 증거기반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바닥재로 고분자 합성섬유가 쓰인 경우 연소하면서 두터운 탄화수소 그을음이 발생하는데 이는 촉매제로서 가연성 액체가 사용되었다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2. 깨진 유리와 강제개방 흔적
유리는 장력을 받으면 휘게 되고 파손되기 전에 충분할 정도로 구부러진다. 외력에 의해 유리가 탄성한계를 넘어서면 비로소 충격을 받은 바깥쪽으로부터 파괴되기 시작한다. 유리파편은 깨진 모양을 통해 충격에 의한 강제개방 흔적과 화재열에 의한 파손을 구분할 수 있다.
(1) 유리창의 내외부 판단요소
가. 유리창은 보통 내측보다 외측에 먼지가 많이 부착된다. 창틀에 남아 있는 파편과 깨져서 떨어진 파편을 대조하여 내외 측을 확인한다.
나 .유리의 한쪽 면에 무늬가 있거나 필름으로 코팅처리한 경우 남아 있는 잔존 부분과 맞춰보면 내외 측 구분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다. 건물 안에서의 화재로 유리가 깨졌다면 그을음 부착상태로 판단할 수 있다. 내측은 화염 접촉으로 그을음이 다수 부착된 반면 외측에는 그을음이 없다.
(2) 외력 및 충격에 의한 파손 특징
가. 충격지점과 가까울수록 파편이 작고 멀수록 크게 파손된다.
나. 외력을 받은 충격기점으로 동심원 형태로 파손된 후 주변으로 거미줄 형태로 뻗쳐나가는 방사형이 형성된다.
다. 건물 외측에서 타격한 경우 유리조각은 내측으로 많이 떨어지므로 외부에서 충격을 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바닥면과 접한 유리파편에 그을음이 없다면 화재 이전에 파손된 것임을 알 수 있다.
(3) 화재 열로 인한 유리의 파손특징
가. 유리가 화재 열로 인해 파손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유리의 가장자리 부분과 유리 중심 사이에 온도차이가 발생하면 유리 전체에 균열이 생겨 파손될 수 있다.
나. 열로 인한 유리의 파손형태는 부드럽게 굽이치며 퍼지다가 다시 만나는 식으로 길고 불규칙한 형태로 파손된다.
다. 유리의 잔금은 급격한 열에 의해서는 발생하지 않고 급격하게 식을 때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고온의 유리에 물을 뿌리면 지속적으로 잔금이 발생한다.
(4) 출입문 등의 강제개방 흔적
가. 출입문의 잠금장치가 걸쇠부분에걸쇠 부분에 걸쳐 잠겨 있었다면 화재로 출입문이 연소되고 떨어져 나가더라도 잠금장치는 걸쇠 부분에 걸려 있기 마련이다. 만약 잠금장치가 걸쇠 부분으로부터 열려 있다면 화재 이전에 풀려 있었거나 열쇠를 소지한 타인의 출입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나. 도구를 사용하여 출입문이나 유리창을 강제로 개방한 경우 망치나 쇠파이프, 돌덩어리 등의 기구가 현장주변에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기구의 크기와 타격방법 등을 고려하면 강제파손 과정을 알 수 있다.
3. 방화 및 폭발장치 조각
(1) 담배와 성냥을 이용한 발화장치
담배의 필터부분에 성냥을 묶어두고 몇 분 간의 시간이 흐르게 되면 타고 있는 연소 부분의 열이 성냥으로 전달되어 발화하는 것으로 착화물질의 잔류물이 발견될 수 있다.
(2) 전기회로를 이용한 발화장치
가연성 액체가 들어간 용기나 가방 등에 배터리와 스위치 등을 설치하여 들어 올리거나 이동 중에 폭발할 수 있도록 조작한 지연발화장치로 폭발 후 배터리나 스위치의 잔해가 증거로 확인된다.
(3) 가전제품을 이용한 발화장치
히터 및 난로 등에 고의로 가연물을 올려놓거나 전열기 내부의 회로를 조작하여 온도 조절기능을 상실시킨 후 가전제품의 결함으로 위장하는 경우가 있다. 가연물이 직접 발열체와 접촉한 경우 잔류물이 부착상태로 남는 경우가 있고 회로를 조작한 경우에는 소훼된 기기를 정밀 감식하여 온도조절장치가 제거된 사실 등을 증거로 삼을 수 있다.
(4) 양초를 이용한 발화장치
양초 주변에 가연물을 모아 놓고 일정시간이 경과하면 자연스럽게 가연물과 접촉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많이 쓰인다. 완전히 연소된 경우 양초의 파라핀 잔해식별이 불가능하지만 완전히 연소되지 않았다면 증거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행위는 발화원과 관계없는 부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발화원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방화를 의심해 볼 수 있다.
(5) 고의적인 가스누출 흔적
가연성 가스를 미리 고의적으로 누출시킨 상태에서 라이터불 점화, 조리기구 작동, 조명기구 스위치의 조작 시 발생하는 스파크 등에 의해 폭발과 화재피해를 유발시키는 행위이다. 가스누출의 증거로 염화비닐호스의 절단, 가스배관 말단부 마감조치 미흡, 중간 밸브와 호스의 분리 등이 확인될 수 있다.
(6) 백열전구를 이용한 발화장치
백열전구는 소비전력의 5%만 빛을 내고 95%는 열에너지로 발산되기 때문에 가연물로 감싸거나 가연물 주변에 방치를 하면 발화할 수 있는 지연장치로 쓰일 수 있다. 상용전원이 인가된 상태에서 유리가 파손되면 필라멘트가 순간적으로 산화하여 증발하지만 유리구 내면으로 백색물질이 남기 때문에 통전 상태였음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로 삼을 수 있다.
* 폭발현장에서 폭발 위력을 가늠할 수 있는 증거 자료
- 파편이 날아간 거리
- 파편이 가로수나 목재 등에 박힌 깊이
- 붕괴되거나 파괴된 담 또는 물체의 구조
- 폭발 중심부의 크기와 깊이
4. 전기 구성요소
(1) 부적절한 설치
전기화재의 대부분은 단락으로 인해 화재로 이어지는데 설치장소 및 부적절한 시공과 관리부실에 의한 경우가 많다. 이런 개소에는 보통 배선상에 단락흔이 증거로 발견된다.
가. 배선 위로 사람이 자주 밟고 다니거나 무거운 물건 등을 올려놓아 짓눌림에 의한 선간 접촉으로 발화
나. 배선 주변에 스테이플이나 못을 박아 선간 접촉
다. 코드의 꺾임이나 좁은 구석에 강제로 끼워 넣어 마찰열 증가
라. 금속관의 가장자리나 금속케이스 등과 접촉
마. 빈번한 개폐동작의 반복으로 접점 표면의 마모, 증발 등으로 발화
(2) 차단기
두 개의 1차측 전극 사이로 습기나 먼지 등이 부착하면 절연체가 서서히 탄화되고 도전로가 형성되어 누설 전류가 흐르게 된다. 트래킹은 합선과 같이 많은 전류가 흐르는 것이 아니므로 서서히 진행되지만 도전로가 확대되면 발화에 이르게 된다. 트래킹 전류가 흐르면 절연체의 탄화로 균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외관상태로 트래킹 발화를 의심해 볼 수 있다.
(3) 플러그 및 콘센트
가. 차단기나 스위치, 플러그와 콘센트 등 접속과 끊어짐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접점부근에서 발화한 경우 금속의 일부가 용융되거나 파여 나가고 잘려나간 형태로 증거가 남는다.
나. 플러그에서 불꽃방전이 일어나면 푸른색 계통으로 변색되어 착상되고 물로 닦아 내더라도 지워지지 않고 발열흔을 나타낸다.
다. 플러그가 삽입된 상태로 화재가 발생하면 이미 열과 접촉한 플러그가 빠져 나가더라도 콘센트의 금속받이는 열린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탄성과 복원력이 상실되어 원래 위치로 복구되지 않는다.
5. 기타 물적 증거의 형태
(1) 탄화된 나무
가. 나무나 목재류는 화염과 접촉한 부분이 연소하여 소실되거나 가늘어진다. 연소가 강한 지점일수록 균열이 깊고 잘게 부서지며 발화부를 향해 붕괴되거나 박리가 일어난다.
나. 목재의 착화는 가열탈수 → 열분해 가연성 가스 발생 → 불꽃연소 → 탄화 → 표면연소 → 회화의 순으로 진행된다.
(2) 종이류
나무나 섬유물질보다 연소성이 좋은 종이는 방치할 경우 재만 남기고 소멸된다. 펄프나 목재가 주성분이며 집적된 상태에서 연소할 경우 목재와 비슷한 연소형태를 보여 준다. 불꽃 없이 훈소 발화가 가능한 것은 표면적이 넓고 축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 금속류
금속은 열을 받는 부분에 변색이 일어나며 열과 접촉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에 경계선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수열 정도와 연소방향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섬유와 직물은 열을 받으면 녹아서 흘러내리고 용융상태가 되면 분해가스를 발생하며 착화하기도 하지만, 금속은 용융이 활발한 쪽과 반대쪽의 연소형태를 살펴보면 연소지속시간과 물질의 연소성을 알 수 있다.
(4) 섬유와 직물
나일론, 폴리에틸렌, 아크릴 등은 화염과 접촉하면 연화 또는 수축을 일으키며 녹아서 액체가 된다. 대부분의 섬유류는 연소할 때 특유의 냄새를 동반하며 완전히 연소할 경우 탄화잔사는 재로 남는다. 반면 유리섬유는 화염과 접촉하면 연소성이 없어 약간 연화할 뿐이며 냄새 또한 없다.
(5) 플라스틱류
탄화수소계의 기본적인 고체 가연물인 플라스틱의 약 90%는 열가소성이며 한번 굳어지더라도 재차 열을 가하면 부드러워지는 성질이 있다. 염화비닐수지는 PVC라고도 하며 염소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자기 소화성이 있다. 230~280℃에서 급격하게 분해되고 400℃ 정도에서 인화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발염하기 전에 탄화하여 스펀지상태가 되면 부피가 팽창한다. 열가소성 물질은 용융되고 흘러서 2차 화재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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